김경아 명창과 함께 하는 우리소리

판소리의 이해/단가 7

단가 - 백발가

백발이 섧고 섧다 백발이 섧고 섧네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하다 우산(牛山)에 지는 해는 제경공(齊景公)의 눈물이로구나 분수(汾水)의 추풍곡(秋風曲)은 한무제의 설움이라 장하도다 백이 숙제 수양산 깊은 곳에 채미(采薇)하다가 아사(餓死)를 한들 초로 같은 우리 인생들은 이를 어이 알겠느냐 야야 친구들아 승지강산 구경가자 금강산 들어가니 저청이 경산이요 곳곳마다 경개로구나 계산파무(稽山罷霧) 울차아(鬱嵯峨) 산은 층층 높아 있고 경수무풍(鏡水無風) 야자파(也自波) 물은 술렁 깊었네 그 산을 들어가니 조그마한 암자 하나 있는데 여러 중들이 모여들어 재맞이 하느라고 어떤 중은 남관(藍冠) 쓰고 어떤 중은 법관(法冠) 쓰고 또 어떤 중 다리 몽둥 큰 북채를 양손에다가 쥐고 북을 두리 둥둥 목탁 따그..

단가 - 녹음방초

녹음 방초 성화시에 해는 어이 더디간고 그달 그믐 다보내고 오월이라 단오일은 천중지가절이요 일지지 창외하여 창창한 숲속의 백설이 잦았구나 때때마다 성현앞에 산양 자치나단말가 광풍제월 너른 천지 연비어약 허는구나 백구야 날지마라 너 잡을 내 안간다 성상이 버렸으매 너를 쫓아 여기왔다. 강상에 터를 닦어 구목위소 허여두고 나물먹고 물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허면 넉넉헌가 일촌간장 맺힌설움 부모님 생각뿐이로구나 옥창앵도 붉었으니 원정부지 이별이야 송백수양 푸른가지 높다랗게 그네매고 녹의 홍상 미인들은 오락가락 노니난데 우리벗님 어디가고 단오시절 인줄 모르는 구나 그달 그믐 다 보내고 유월이라 유두일의 건곤은 유의하야 어데로 가자느냐 갈곳이 막연쿠나 한곳을 점점 들어가니 조그만한 법당안에 ..

편시춘(片時春)

세상사 이렇구나 군불견(君不見) 동원도리편시춘(東園桃李片時春) 창가소부(娼家小婦)야 말을 들어 대장부 평생 사업 연년히 넘어가니 동류수(東流水) 굽이 굽이 물결은 바삐 바삐 백천(百川)은 동도해(東到海)라 하시(何時)에 부서귀(復西歸)라 우산(牛山)에 지는 해는 제경공(齊景公)의 눈물이라 분수(汾水) 추풍곡(秋風曲)은 한무제의 설움이라 피 죽죽 저 두견아 성성제혈(聲聲啼血)을 자랑마라 기천년(幾千年) 미귀혼(未歸魂)이 너도 또한 슬프련만은 천고상심(千古傷心)은 우리 인생으로 봄이 돌아오면 수심이라 낙양성도 낙화(落花) 소식 공자 왕손이 처량하고 청춘몽은 겨우 깨워 놓으니 백발 설움이 더욱 깊어간다 원한 근심 은안백마(銀鞍白馬) 당시 행락이 내건만은 장안청루(長安靑樓) 소년들은 저 혼자만 자랑한다 창강(滄..

단가 - 진국명산

진국명산(鎭國名山) 만장봉(萬丈峰)이요 청천삭출(靑天削出) 금부용(金芙蓉)이라 거벽(巨擘)은 흘립(屹立)하여 북주로 삼각이요 기암(奇巖)은 두기(斗起) 남안잠두(南案蠶頭)로다 좌룡낙산(左龍落山) 우호인왕(右虎仁旺) 서색(瑞色)은 반공(蟠空) 응상궐(凝象闕)이요 숙기(淑氣) 종영(鍾英)출인걸(出人傑)이라 미재(美哉)라 동방 산하지고(山河之固)요 성대태평 의관문물 만만세지 금탕이라 연풍코 국태민안하여 구추황국 단풍 시절에 인유이(麟遊而) 봉무(鳳舞)하고 면악등림(緬岳登臨) 하여 취포반환(醉飽盤桓) 하오면 감격군은(感激君恩) 하오리라 남산 송백 울울창창 한강 유수는 호호양양 주상 전하는차산(此山) 유수(流水)같이 성수무강하사 산붕수갈(山崩水渴)토록 천천 만만세를 태평으로만 누리소서 우리도 일민(逸民)이 되어 ..

단가 - 만고강산

만고강산(萬古江山) 유람(遊覽)할제 삼신산(三神山)이 어디메뇨? 일봉래(一蓬萊) 이방장(二方丈) 삼영주(三瀛洲) 죽장(竹杖) 집고 풍월(風月) 실어 봉래산(蓬萊山)을 구경(求景)갈 제 경포동령(京捕東嶺)의 명월(明月)을 구경(求景)하고 청간정(淸幹亭) 낙산사(樂山寺)와 총석정(叢石亭)을 구경(求景)하고 단발령(斷髮令)을 얼른 넘어 봉래산(蓬萊山)을 올라서니 천봉만학(千峰萬壑) 부용(芙蓉)들은 하늘 위에 솟아있고 백절폭포(百折瀑布) 급한 물은 은하수(銀河水)를 기울인 듯 잠든 구름 깨우려고 맑은 안개 잠겼으니 선경(仙境) 일시가 분명(分明)하구나. 때마침 모춘(暮春)이라 붉은 꽃 푸른 잎과 나는 나비 우는 새는 춘광(春光) 춘색(春色)을 자랑한다. 봉래산(蓬萊山) 좋은 경치(景致) 지척(咫尺)에 두고 못 ..

단가 - 사철가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 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 만은 세상사 쓸쓸 하더라 나도 어제 청춘 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 하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한들 쓸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 승화시라 옛부터 일러 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삭풍(寒露朔風)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단풍도 어떠한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落木寒天) 찬 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려 은세계가 되고 보면 월백 설백 천지백하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 로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 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어화 세상 벗님네들 이 내 한 말 들어 보소 인생이 모두가 백년을 산다고 해도 병든..

단가 - 강상풍월江上風月

단가 강상풍월 江上風月 강상(江上)에 둥둥 떴는 배,풍월(風月) 실러 가는 밴지 십리장강 벽파상(十里長江碧波上)의 왕래허든 거룻배 오호상연월(五湖上煙月) 속의 범상공(范相公) 노던 밴지 이 배 저 배 다 버리고 한송정(寒松亭) 들어 가 길고 긴 솔을 베어 조그만허게 배 무어 타고 술과 안주 많이 실어 술렁 배 띄워라 강릉경포대(江陵鏡浦臺)로 구경 가세 대인난(待人難 )대인난은 촉도지난(蜀道之難)이 대인난이요 출문망(出門望) 출문망은 월사오동(月斜梧桐)의 상상지(上上枝)라자라 등에 저 달을 실어라. 우리 고향을 어서 가세 저 달을 다 보내고 오월이라 단오날은 천중지가절(天中之佳節)이요 일지지창외(日遲遲窓外)로다 창창(蒼蒼)헌 숲 속의 백설이 잦았서라. 때때마다 성현(聖賢)이오, 산양자치(山梁雌雉) 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