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아 명창과 함께 하는 우리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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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 동네골목 누비던 꼬마 가수… 대학땐 록그룹 보컬로도 활약 (조선일보)

추임새 2013. 9. 26. 15:59

 뚝섬 동네골목 누비던 꼬마 가수… 대학땐 록그룹 보컬로도 활약

  • 김기철 기자

  • 입력 : 2013.09.10 03:01

         

           명창부 최우수賞 김경아씨

     

     

     

                           /김영근 기자

     

     판소리 명창부에서 최우수상(방일영상)을 받은 김경아(39·사진)씨는

     다섯 살 때부터 서울 성수동 뚝섬 동네 골목을 누빈 '꼬마 가수'였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가 단골 레퍼토리.

     중학교 때 선생님들은 김씨가 당시 유명한 가수 문희옥처럼

     트로트 가수가 될 줄 알았다.

     판소리로 서울 국악예고에 간 것도 "소리라면 자신이 있었기 때문"

     이라고 했다.

     이번 결선에선 '춘향가'의 눈대목 '옥중가'를 불렀다.

     모진 매질을 당하면서도 이몽룡에 대한 일편단심을 노래한

     춘향의 마음을 절절히 담아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씨는 5남매 중 늦둥이로 태어난 막내. 큰언니와는 열일곱 살 차이다.

     "아버지가 냉장고도 없던 시절 전축을 사들여서 판소리를

      들으셨습니다.

     늙은 아버지도 창피했는데 구닥다리 소리만 들어서 더 싫었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그때 듣던 소리가 제 뇌리에 깊숙이 새겨진 모양입니다."

    김씨에게 소리의 싹을 심어준 아버지는 열세 살 때 간암으로 세상을 떴다.

    집안이 형편없이 기울었다.

    방학 때면 한 달씩 산에 소리 공부하러 갈 돈이 없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목청껏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어렵게 들어간 대학(단국대 국악과) 시절,

    교내 록그룹 보컬로도 활약했고, 트로트 가수를 해 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소리로 돌아왔다.

    스승은 작년 방일영국악상을 받은 성우향 명창. 그는 "선생님은 따뜻한 엄마 같은 분"이라고 했다.

     "절대로 핀잔 주시는 법이 없어요.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반복해서 가르쳐 주시면서

    제자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게 배려해주셨어요."

    임방울국악제 도전 첫회 만에 최우수상을 받은 김씨는

     "이 상이 자부심을 갖고 성실하게 소리를 연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한국판소리보존회 인천지부장으로 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