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아 명창과 함께 하는 우리소리

판소리의 이해/단가

단가 - 사철가

추임새 2014. 6. 10. 15:36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 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 만은 세상사 쓸쓸 하더라
나도 어제 청춘 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 하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한들 쓸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 승화시라
옛부터 일러 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삭풍(寒露朔風)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단풍도 어떠한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落木寒天) 찬 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려
은세계가 되고 보면 월백 설백 천지백하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 로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 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어화 세상 벗님네들 이 내 한 말 들어 보소
인생이 모두가 백년을 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 걱정 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 살 인생 아차 한 번 죽어지면
북망 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에 만반진수
불여 생전 일배주만도 못 하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말아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세월아 가지 마라가는 세월 어쩔거나
늘어진 계수나무
끝끝터리에다 대랑 매달아 놓고
국곡투식(國穀偸食) 하는 놈과 부모불효 하는 놈과
형제 화목 못 하는 놈 차례로 잡아다가
저 세상 먼저 보내 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아서
한 잔 더 먹소 그만 먹게 하면서
거드렁 거리고 놀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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